GOLDEN SLUMBER
어톤먼트: 어린아이의 윤리
Alyosha
2014. 10. 5. 22:54
상류계급의 '상상력'이 어떻게 인간의 운명을 파탄내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어린 브라이오니가 상징하는 상류층의 강한 자기애는 스토리를 낳는다. 그들은 비참한 멍에를 진 배우들을 데리고 자신의 연극을 연출한다. 스토리를 '살아가는' 인물들을 질투하면서.
그들은 언제나 '오버'한다.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는 세계에 개입하고 싶어 안달한다. 영화에서는, 언니 세실리아와 로비의 연애, 즉 남녀간의 변덕스럽고 벌거벗은 사랑 말이다.
그들은 언제나 늦는다. 자신의 행동에 파탄난 사람들이 다 죽어나간 멀고 먼 후에야 속죄는 시작된다. 소설을 스무 편 넘게 쓰고서야 간신히. 적절한 상상의 조미료를 섞어주면서.
그들은 언제나 고독하다. 그들에겐 타인과의 발맞춤보단 늘 자신만의 완결성에 대한 집착이 먼저다. 허구를 상상할 때 우리는 늘 혼자다. 소설가 노파는 방송국 대기실에서 홀로 약을 먹는다.
그들에겐 사랑도 전쟁도 그 근원에선 결국 스토리텔링에 불과하다. 요컨대, 그들은 어린아이다. 속죄조차 타인에게 의존하며, 극작을 하는 데 여념이 없는 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