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커스

침잠하는 삶

Alyosha 2015. 5. 3. 00:05








동네 카페 책장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있어 아주 오랜만에 들추었는데...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자 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는 구절의 다음 페이지에, 누군가가 끼워놓았던 고속버스 표가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2014년 11월에 아산으로 떠났다는 책갈피를 두고 간 이는 어찌 살고 있을지...



주위에 우울하다, 망했다, 외롭다,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데, 이걸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한 기믹으로 쓰고 있다 하더라도, 워낙 자주 반복하니 정말로 경미한 우울증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그야말로 침잠하고 있다. 해야 할 일을 미루면서 마음만 부산스러운 생활이 몇 달이 지나버렸다. 나는 정말로 끝장이 나버린 걸까?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자 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 기어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