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트리(feat. 옥상달빛) - 흐린 뒤, 맑음
옥상달빛을 찬미하라!
그녀들이 조곤조곤 노래한다. 오늘도 수고했어라든지, 우리에겐 없는 게 메리트라든지,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라고. 듣고 있노라면 절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그래, 힘낼께 친구들! (그녀들은 심지어 나와 동갑내기인 것이다) 이런 달달하고 따뜻한 노랫말들과 두 뇨자의 목소리는 무관한가, 아닌가. 무관치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헤이쥬드를 부르는 롤링스톤즈를 떠올릴 수 있는가.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에 흐르는 물찾아~" 떠나자는 양희은을 상상할 수 있는가. 사랑의트위스트를 부르는 장사익은 어떤가.
요새 남의 히트곡을 부르는 게 대세가 되었는데, 그걸 꼭 나쁘게만 볼 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역시 노래는 주인이 불러야 제맛일 것이다. 노랫말과 가수의 목소리가 끈끈하게 엉켜있는 곡이 오래 남고, 그런 곡은 누가 불러도 결국은 원곡을 찾기 마련이다. 그 '대체불가능성'의 정도가 이른바 아티스트를 판별하는 기준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태티서의 <트윙클>은 충분히 듣기 좋지만, "나는 트윙클 어쩌나~ 눈에 확 띄잖아~"란 가사를 제시카, 수영, 윤아가 노래한다고 해서 크게 차이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또는 f(X)나 씨크릿의 멤버들이 불러도 마찬가지다. 소위 아이돌들의 곡들은 정말 '대체의 가능성' 하나만큼은 무궁무진하다.
일전에 TV에 (나이 마흔여섯에 데뷔한) 장사익이 나왔는데, 아이돌의 빠른 데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성시경의 질문에 "말도 안되는 거지"라고 웃지도 않고 대답해, 성시경도 당황하고 나도 당황한 적이 있다. 삶이 묻어있는 노래, 라는 표현은 진부하지만 그래도 우리들의 마음이 남는 건 그런 노래이리라. 사실 이런 내 글도 '개뻥'에 가깝고, 난 단지 내 동갑내기 친구 두 명을 찬미하고 싶었던 거다. 노래뿐만 아니고, 그녀들이 라디오 게스트로 나와 꺄르르 웃고, 투닥거리고, 쑥쓰러우면서도 당당하게 수다를 떠는 모습은 늘 깨알같고 예뻤다.
아무튼 고맙다, 옥상달빛. 힘낼께. 그래도 너흰 성공해서 좋겠다. 큿-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야
포기하려 할 때 그때가 시작이야
삶은 늘 그래 우산하나 없이
만난 소나기처럼 다 젖게 하지만
난 또 바보처럼
잠깐 무지개가 예뻐서 눈물을 그쳐
이루지 못해도 좋아
언제까지나 미뤄도 좋아
숨차게 달려왔으니
이제는 잠시 쉬어도 좋아
떠나가도 돼 어디로든 너는
발목시릴만큼 걸어가다 보면
실컷 울어도 돼 눈물어린 얼굴
때리며 나 힘을내봐
이루지 못해도 좋아
언제까지나 미뤄도 좋아
숨차게 달려왔으니
이제는 잠시 쉬어도 좋아
그럴거잖아 흐린뒤에는
다시 맑은 날 인걸
이루지 못해도 좋아
언제까지나 미뤄도 좋아
숨차게 달려왔으니
이제는 잠시 쉬어도 좋아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야
포기하려 할 때 그때가 시작이야
끝난게 아니야 끝난게 아니야 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