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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DJ의 야밤선곡

브로콜리 너마저 - 보편적인 노래








주말 동안 아무것도 하질 못했다. 토요일은 제법 분망했지만, 결과적으로 내 마음을 치거나 남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 머릿속엔 X만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나는 철저하게 무기력했다. 이것도 성장의 의례라고 해야 하나. 나이가 삼십이 넘은 나는 언제까지 성장을 해야 하는가.



많이 심란하다. 금요일 새벽부터 그에게서 되돌려 받은 다이허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를 계속 계속 읽었다. 7~8년 전 내가 쳐놓았던 밑줄들이 늙은 날 보면서 차게 비웃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이지 아름다운 책이었다. 대단했다. 



내가 브로콜리 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를 들으면서 이렇게 마음으로 울 줄 몰랐다.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단어들이 나열된, '스스로의 감정에 몰입하지 않고, 스스로의 감정을 바라보는', 이른바 '배운 가수'들의 객관화 된 가사 무척 싫어했었는데. 그렇게만 볼 게 아니었나.



다 잊혀져간다. 그러면서 더 생각난다. 








보편적인 노래를 너에게 주고 싶어

이건 너무나 평범해서 더 뻔한 노래

어쩌다 우연히 이 노래를 듣는다 해도

서로 모른 채 지나치는 사람들처럼


그때, 그때의 사소한 기분 같은 건

기억조차 나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건 너무 슬퍼

사실 아니라고 해도 난 아직 믿고 싶어

너는


이 노래를 듣고서 그때의 마음을

기억할까, 조금은


보편적인 노래가 되어

보편적인 날들이 되어

보편적인 일들이 되어

함께한 시간도 장소도 마음도 기억나지 않는


보편적인 사랑의 노래

보편적인 이별의 노래에

문득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때, 그때의 그때


그렇게 소중했었던 마음이 

이젠 지키지 못한 그런 일들로만 남았어

괜찮아 이제는 그냥 잊어버리자

아무리 아니라 생각을 해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