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 러블리한 선배님과 인사동에서 만나, 맛있는 생태찌개, 보드라운 쌀밥에 소주를 마시고, 이런저런 추억과, 나의 후배로서의 몰염치와, 헛똑똑과, 정치와, 언론과, 지난 대학시절과, 이제는 없어진 조직과, 한국사회와, 그리고 강정마을… 등을 이야기하고, 인사동 거리의 작은 광장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데,
어느 아름다운 외국 여인네 둘이 걸어와, 챙겨들었던 기타와 앰프를 주섬주섬 꺼내들더니, 술취한 진상 아저씨들의 기웃거림과 방해에도 아랑곳 않고, 사부작사부작 음향기기를 설치하고는, 앞에 돈 받는 기타가방도 척 하니 내려놓더니, 공연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둘 다 영화 원스의 여주인공 마르케타 이글로바를 닮았고, 금발이었고, 시원시원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기타와 보컬, 그리고 한 사람은 백업 보컬.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저희는 밴드 OOO(잘 못들었다)예요. 첫 곡은…." 퍽 유창한 한국어였다. 그네들은 아름다운 화음을 선보이며 스콜피온즈의 <Dust In the Wind>, 그리고 한국말과 영어가 섞인 자전거탄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등과 몇 곡의 팝송을을 불렀다.
어쿠스틱으로 편곡해서 이 곡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맞는 것도 같고 아닌 듯도 싶다. 선배는 박수를 치며 "내가 PD였다면 얘네들을 취재했을 텐데. 재밌잖아."라고 말했다. 인사동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는 여행객이라기엔 말과 행동이 너무 편안해보였고, 쌩판 아마추어라기에는 실력이 참 좋았고, 둘이 서로 사랑하는 듯 호흡이 잘 들어맞았고, 그리고, 이국땅의 거리에서 밤공연을 펼치던 두 멋진 여성의 어쿠스틱 밴드….
강정마을은 여전히 대치 중이고, 난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하여 '열렬하게' 싸워본 적이 없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 탔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아름다움'과 '강함'의 관계에 대하여 고민한다.
So lately, I've been wonderin
Who will be there to take my place
When I'm gone, you'll need love
To light the shadows on your face
If a great wave should fall
It would fall upon us all
And between the sand and stone
Could you make it on your own
If I could, then I would
I'll go wherever you will go
Way up high or down low
I'll go wherever you will go
And maybe, I'll find out
The way to make it back someday
To watch you, to guide you
Through the darkest of your days
If a great wave should fall
It would fall upon us all
Well I hope there's someone out there
Who can bring me back to you
Runaway with my heart
Runaway with my hope
Runaway with my love
I know now, just quite how
My life and love might still go on
In your heart and your mind
I'll stay with you for all of time
If I could turn back time
I'll go wherever you will go
If I could make you mine
I'll go wherever you will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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